코로나 이전에 가끔 일본에 갈 때면.. 후지산을 지나치거나 또는 그곳에서 아예 캠핑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후지산의 절경은 아름답다 못해 신비롭기 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후지산에 오르게 되면 한국의 여느 산 마냥 그저 평범한 산입니다.
멀리서 바라 볼 때와 가까이서 바라 볼 때의 후지산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관(觀)"과 "견(見)"은 "본다는 의미에서 비슷한 것 같지만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SNS를 통하여 보여지는 사람들의 일상이나, 연예인, 유명인들의 활동을 보면서 멋지고 화려하게 보이는 것을 부러워하거나 선망이 되고는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보거나, 한 번 더 관찰을 해보게 되면, 자신이 생각해오던 이미지와 다르다는 모습에 실망하거나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올 때도 있습니다.
후지산을 바라보는 공간적 거리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보임의 차이는 이처럼 사람을 바라보는 차이에서도 같다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여주는 행동과 모습 만으로는 그 의도와 본질을 알 수 없고,
반대로 가까이서 보이는 일상의 습관이나 언행 만으로는 단정 할 수도 없습니다.
어떤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두 가지의 시각으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멀리서 바라보기도 하고 가까이 보기도 하고,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각을 두루 갖게 되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다는 것이지요.
연애를 하여 배우자를 고를 때도 그렇고,
면접관으로서 사람을 채용할 때도 그렇습니다.
SNS 를 통해 다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 볼 때도 그렇고, 지지하려는 정당과 정치인을 선택할 때도 그렇습니다.
사람을 선택하거나 평가할 때 두가지 시각.. 즉, 관 (觀)과 견(見)으로 함께 볼 수 있는 식견을 갖는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기도 할 겁니다.
검도는 .. 관(觀) 과 견(見)의 시각을 동시에 갖추고 상대와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앞에서 언급한 사람을 바라보는 안목이나 식견을 훈련 할 수 있는 묘미가 있습니다.
이는 상대와 겨루는 모든 스포츠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검도는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넘나드는 속성을 근간으로 한 승부이다 보니 상대와 맞서는 식견은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도 크게 다가옵니다.
겉으로 보이는 상대의 어떤 액션(見))이 가져다 주는 의미를 볼(觀) 수 있다면 승부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겠지요.
또는 상대의 패턴을 보았다면(見) 상대의 다음 행동이 쉽게 보이거나(觀) 아예 예측까지도 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일상이 검도처럼 승부의 연속이라고 생각한다면..
참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 대해 견(見)과 관(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최소한 자신의 앞가림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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