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5월.. 세계적 컴퓨터 메이커 IBM이 만든 수퍼컴퓨터 "딥블루"는 체스 경기 세계랭킹 1위인 "카스파로프"와의 대전에서 승리하여 인간을 이긴 최초의 인공지능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2017년 5월.. 세계바둑 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와의 대국에서 구글의 자회사(지금은 알파벳의 자회사) 딥마인드에서 만든 인공지능 "알파고"가 3번 모두 압승함으로서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영역을 넘어서고 있다.
이것은 인류에게 있어 편하고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축복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다가 올 수 있다.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인간을 종속시키는 이야기는 일단 차치하고서라도.. 인간의 일자리를 인공지능이 대신함으로 대량 실업자를 양산시켜 경제공황을 불러 온다는 예측이 점점 현실화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용화 직전에 있는 "인공지능 자율주행"기반의 무인자동차로 인해 운송업 종사자들의 대량 실업은 시간문제인 듯 하다.
더욱 지능화된 공장자동화 시스템은 생산라인에 더 이상 인간이 관여할 여지가 점점 없어지고, 이는 단순 노동자에게만 국한 되지 않고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 전문직이라고 일컫는 종사자들에게 조차 위협이 된다.
심지어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생업을 영위하는 작가, 음악가, 화가 등도 인공지능으로 얼마든지 그들의 업무(?)를 구현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잠도 자지 않고, 정확하며, 빠르고, 진화까지 한다.
능률과 효율면에서 인간은 인공지능의 상대가 될 수 없다.
기업은 생산성 향상과 효율을 높여 이윤을 극대화 하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하며 이것이 기업의 생리이다.
인공지능은 바로 이러한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최적의 방식이고 시대적 요구에 의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자 미래이다.
우리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준비할 것인가?!
.. 라는 질문의 답을 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부분이기에 언급은 뒤로하기로 하고 ..
효율과 결과를 중시하는 시대에 인공지능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고 이에 인류는 상대적으로 나약한 존재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굳이 영화에서처럼 인공지능의 반란으로 인류가 멸망하는 그런 과정이 아니더라도 인류는 상대적 나약함 또는 빈약함으로 스스로 자멸할지도 모른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효율과 그에 따른 결과의 중요성이 도리어 인간을 병폐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효율과 결과"보다는 "효용과 과정"을 중시하는 풍조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인류에게 앞으로 닥쳐오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일말의 희망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공장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스웨터는 가격도 저렴하고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집에서 한땀한땀 코바늘로 뜨는 뜨개질로 만든 스웨터는 효율면에서는 꽝일지 몰라도 효용면에서는 최고의 가치를 갖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학교교육에서 시험점수를 높이는 것이 최고의 결과라는 풍토보다는 사고력을 배움으로 창의성을 길러내는 과정이 학교교육의 본질이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널리 깔려 있게 된다면, 미래는 더 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한때는 검술이 생존의 이유로 칼을 쓰는 법을 배우고 익혔지만, 지금은 이미 무기로서 진부하기 이를데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검도는 검의 이법을 배워 마음을 헤아리고 정신을 집중하는데 그 가치는 더욱 크게 되었다.
지금의 검은 무기의 효율로서는 크지 않지만, 효용으로서는 더욱 그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검도승부에서 상대를 이기는 결과만을 치중하게 되면 진정한 검도의 진면목을 알 수가 없는 것 또한 그렇다.
승부의 결과만이 모든 것을 대변한다면, 수련의 과정을 공인받는 심사는 무의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효율과 결과" 보다는 "효용과 과정"을 더 가치있고 높게 평가할 수 있게 된다면, 인공지능이 몰고 오는 미래는 공포가 아닌 행복으로 우리에게 다가 올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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