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만에서 열렸던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이후로 브라질,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한국까지..
모든 대회를 관전한 나로서는 아마도 대회운영에서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대회가 아닌가 싶다.
대회운영에 사용될 운영비에 많은 사람들이 모금하고 기탁하여 수억원의 재원이 모인 것 뿐만 아니라, 일선의 검도지도자로 활동하는 지역의 각 사범들과 현역 검도 선수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일선에서 땀을 흘린 노력의 결과가 이번 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각국의 선수들 또한 검도의 기능적 측면에서의 실력들이 지난 대회보다 더욱 향상된 모습을 보여 주었기에 경기 내용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심판의 기능에서는 역시 지난 대회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기량에 못미치는 모습을 보여 많은 실망을 준 것도 사실이다.
한국과 일본의 심판들이 배제된 결승전에서 심판들의 역량이 좀 더 향상되기를 바라지만, 아마도 좀 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단체전 결승에서 보여준 한국과 일본 선수들의 경기내용이다.
최소한 내가 알고 있는 검도에서의 승부는 서로간 칼끝으로 주고 받는 공세와 간합이 빚어내는 긴장감이 어우러져 한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그런데 결승전에서 양국의 선수들은 서로 맞지 않으려고 막거나 피하기를 반복하고 결국 자세가 무너지는 모습에서 무척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도장에서 기본3동작과 2동작을 연마하면서, 막거나 피하는 것은 기본에도 없고 배운적도 없다.
오직 바른자세에서 나오는 기세를 몸에 익히도록 지속적으로 수련하는 것이 검도인데,이번 결승전에서 보여준 양국의 대표선수들의 경기모습에서는 아무것도 배울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직전의 준결승에서 보여준 양국 선수들이 보여준 훌륭한 기량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더욱 놀라웠다.
왜 이런 양상이 만들어 진 것일까?
이는 승부에 대한 마음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결코 질 수 없는 진념이 집착으로 변질되어 만들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오스트리아 부회장의 축사에서 밝힌 인상깊은 연설중에 진정한 강함은 상대를 속이는 칼이 아닌 바른 칼에서 나온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하지만 점점 승부에 집착하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착찹함을 거둘 수 없는 것은 우리 검도가 스포츠로 바뀌는 필연에 기인하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도 스포츠가 아닌 무도를 지향한다고 서슴없이 말할 때는 부끄럽기까지 하다.
아래의 영상에 댓글을 단 일본인들도 검도에 대한 자성의 글이 많이 올라 온 것을 보면, 이즈음에서 한번 검도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