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등학교1학년 여자아이가 호구를 착용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3월에 입회했으니 10개월이 소요되었습니다.
호구를 착용하는 시기는 개인별 따라 차이는 보이지만, 기본을 충실하게 다지려는 저의 의도가 반영되기에 매우 신중하게 결정합니다.
포인트는 호구를 착용했을 때.. 지금까지 「기본연습을 통해 만들어진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다」 입니다.
이러한 기준 때문에 어떤 사람은 4개월만에, 또 어떤 사람은 1년만에 착용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검도의 천재성을 발휘한다고 해도, 반드시 3개월은 지나야 호구를 착용한다는 원칙은 고수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울 앞에서 자세를 교정받고, 반복동작을 너무 오래 하면 금새 싫증내지 않겠느냐고 말합니다.
사실입니다.
이러한 저의 교육방침 때문에 중도에 그만 두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만두는 사람이 많아서 도장운영에 차질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검도 입문의 첫단추라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수개월에서 1년정도의 시간은 검도를 평생 한다는 전제에서는 얼마 안되는 시간입니다.
그 사람의 검도인생에 있어서 첫 방향을 제시해 주는 사범의 책임은.. 평생에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에 두고 지도해야 합니다.
싫증을 느끼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생긴다고 해서 그 분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진작시키기 위해 맞춘다면..
사범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배우는 사람이 금새 싫증내면 안되기 때문에 빨리 호구를 착용시켜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여 재미를 주어 오래 검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는..
그 사람의 검도인생을 망치게 하는 잘못된 지도이기 때문입니다.
당장 눈앞의 즐거움을 충족시킨다고 해서 자세가 무너진 검도를 하게 된다면..
나중에는 점수내기식 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가게 됩니다.
검도를 단지 레저나 스포츠로 생각해서 하는 건데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를...??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검도는 "무도"이고 "무도인"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본인의 편의상 서슴없이 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는 것에 깊이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 호구를 착용할 때 아이가 떨고 있더군요.
그래서 아이에게 한마디 해주었습니다.
「보영아 !! 10개월 동안 힘들고 어렵게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너는 이제 충분히 호구를 입을 자격이 있어」
자심감은 이렇게 아이에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듯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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