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일본에서 출간된 책 한 권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새로운 트렌드로서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는데요..
2009년 출간된 야마시타 히데코(山下秀子) 씨의 ”단사리(斷捨離)“ 라는 책입니다.
한국에서는 ”버림의 행복론”이라는 이름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는데,
“집착과 욕심을 버림으로써 보다 행복해 질 수 있다“ 라는 내용으로.. 일본의 고성장에서 불황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고스란히 내몰리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당시 선풍적인 공감을 이끌어 낸 책이기도 합니다.
버블경제가 붕괴되면서 완전고용이라는 사회적 버팀목이 사라져버린 가운데, 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전락해 버린 50대 60대들에게 오히려 ”소유” 보다는 “버림”에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합니다.
30대 40대는 열심히 돈을 벌고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이 편안한 50대 60대를 맞이할 수 있다며 열심히 일에 매달리고,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자신을 돌보는 여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지금의 50대 60대 역시 지금의 30대 40대와 똑같은 생각으로 자신의 일생을 보내 왔다는 것을 본다면..
행복은 단지 열심히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살아 가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단사리(斷捨離)“ 의 경우처럼 단지 무턱대고 버리는 것만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공자의 논어 첫장에 배움의 즐거움에 대한 설명이 있듯이 자신을 채우는 즐거움과 행복도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도 공자의 유교사상과 노자의 무위사상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방법에서 항상 상반된 견해의 차이를 보이고 있지요.
저의 생각은 채움과 버림은 적당한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비로소 자유롭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검도에서는 수파리(守破離)라는 용어를 배움의 단계에서 자주 거론하고는 합니다.
한국에서는 이 용어를 불교가 그 기원으로 잘못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일본 다도(茶道)의 다화집(茶話集)과 불백필기(不白筆記)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수(守)는 서투르기 때문에 가르침을 지키고 따른다는 의미이고
파(破)는 능숙해져 있지만, 분명 거기에는 잘못된 습관이나 자세가 있으므로 이를 깨뜨려야 한다는 뜻이고
리(離)는 지키고 깨는 과정 이후에 비로소 명인(名人)이 된다는 것입니다.
유교의 배움은 채워 나아가니 이는 곧, 수(守)에서 찾을 수 있고..
도교의 배움은 비우거나 버리니 이는 곧, 파(破)와 같다고 할 수 있겠고..
이 두 사상의 조화를 통해 리(離).. 즉, 자유를 얻는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수파리(守破離)입니다.
제자가 스승을 등지고 매정하게 떠나버리는 그런 의미가 아니고요...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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