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군 !!
네가 어느덧 국선재에서 수련한지가 2년 가까이 되어 가는구나.
그동안 사범님과 많은 일들이 있었지?!
각종 크고 작은 대회 출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캠핑이나 일본여행, 요트세일링 등 사범님에게도 그동안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되는 나날들이었다.
사범님은 너희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것이 단지 검도만이 아니라 앞으로 너희들이 살아가는데 하나의 커다란 이정표를 갖도록 하는 것이 최고의 추구하는 교육 이념으로 생각하고 있단다.
그동안 많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사범님에게는 너희들 각자를 하나하나 챙길 수 있었다는데 오히려 이것이 다행이었다라고 보고 있지.
나름 갖고 있는 교육철학이 있다 보니 너희를 대충 놀리거나 시간이나 떼우기에는 내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운동이 너희들에게는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사실.. 검도라는 것이 일반 어른들도 며칠 하다가 포기할 만큼 무척 힘든 운동이다.
이런 것을 지난 2년간 꾸준히 해 온 너희들을 얼마나 대견스럽게 생각하는지 모른단다.
너는 그동안 키도 10cm 가 넘게 자랐고, 무릎도 잘 꿇지 못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30분 정도는 쉽게 정좌할 수 있게 되었잖니?!
몸집이 아직도 무겁긴 하지만, 달리기는 누구에게 쉽게 지지 않을 만큼 빨리 뛸 수 있고, 인사성은 아예 몸에 베어 있지.
무엇보다도 이제 몇 개월이면 검도 유단자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데 2년 전의 너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져 있다는데 놀랍지 않나?!
어제 아버지께서 네가 검도를 쉬고 싶다 한다는 말씀을 사범님께 전해 주셨다.
아버지께서 네가 그러한 마음을 갖게 된 것에 대해 내심 아쉽게 생각하시더구나.
사범님은 그 동안 많은 부모님들을 접해보았지만, 너의 아버지 만큼 생각이 깨어있으신 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다른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행여 우리 아이도 뒤쳐질까 두려워하여 따라 학원을 보내고 있다.
학교가 우선인지, 학원이 우선이지 뒤죽박죽이 된 요즈음에 너의 아버지 같은 분이 계시다는 것에 너는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대학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지금의 그릇된 부모님들의 학습관보다 너의 아버지 처럼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알고 계신 분은 그다지 흔치가 않기 때문이야.
그러한 분이 사범님을 믿고 너를 맡겼을 때 사범님 또한 책임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조금 힘이 든다고 해서 지금껏 잘 해 왔던 검도를 포기해 버리면, 그러한
아버지의 믿음을 네가 깨는 것이 되지 않겠니?!
검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나 못하는 검도를 너는 지금껏 훌륭히 해 왔고, 그것은 앞으로 네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강력한 긍지로 작용할 것이다.
그것은 또한 아버지의 자랑이 될 것이고..
결코 아버지의 선택이 잘못이 아니었다라는 것을 앞으로 네가 살아가면서 증명할 필요가 있는 거야.
이제 중학생이 되었고, 그 동안 사범님이 이야기 해 준 바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지금 사범님이 하는 말이 무슨 말인 줄 알 것이라 믿는다.
2014년 3월 13일 FROM 국선재 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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