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를 수련하는 사람이라면..
8단이 최고의 목표이자 지향점이다.
8단의 경지는 아직 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 고수의 세계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8단은 검도기술 뿐만 아니라, 인격이나 품위, 정신과 철학, 리더쉽과 자질, 능력과 경험 등 수많은 것들을 총망라하여 정리된 삶의 결정체이다.
이러한 신선의 경지라고 하는 8단을 인생의 목표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8단이 되든 안되든 상관없이..
이러한 고수가 되는데 있어서 인생 자체가 하나의 전장이나 다름없다.
일상에서 겪는 수많은 유혹과 곤경속에서 때로는 넘어지고, 때로는 만신창이가 되는 가운데.. 자신의 목표나 중심을 지켜가며 힘겹게 고군분투 하면서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고수의 반열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검도의 고수들을 면밀히 관찰하면, 그들만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힘을 빼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인데, 적절한 상황에 알맞게 힘을 안배하여 힘을 불필요하게 낭비를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검도연습 중에 8단선생들이 10명.20명을 한명씩 받아 주면서도 지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힘을 뺀다는 것..
즉, 힘의 적절한 배분의 방법을 안다는 것이 고수의 기본이라 한다면, 이러한 고수는 우리 일상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산에 오를때.. 체력에 어느 정도 자신있다고 하는 사람조차 매일 뒷짐쥐고 산에 오르는 동네 아주머니를 못따라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 이유는 이 코스에서 이런 힘을 주고, 또 저 지점에서는 어떤 힘을 주는지 몸이 저절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의 적절한 배분을 할 수 있으려면, 기본자세는 힘을 뺀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 핵심! !
고수는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이러한 물리적인 힘빼기(?) 뿐 아니라 마음의 릴렉스.. 즉 여유를 잃지 않는 것에 더 비중을 둔다.
사람을 조급하게 만드는 데에는 주변 상황이나 환경이다.
위급한 상황이나 또는 한꺼번에 일들이 몰릴때, 시간을 다투는 일 등이 생겼을 때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바로 고수의 자세이다.
이러한 고수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선 역시 수많은 연습과 반성이 필요하다.
어제 내가 그랬다.
검도수업 때문에 오후4시까지는 무조건 업무를 끝내야 하는데, 거래하고 있는 검도장 한 군데에서 내게 주문한 전단지의 디자인 수정을 몇번씩 요구하는 것이었다.
월요일까지는 무조건 받아 볼 수 있게 요구하면서도 수정작업을 몇번씩 하게끔 한 상황.. 게다가 오후4시면 검도수업에 들어가야 하는데 말이다.
결국 검도수업시간 중에 아이들 놀려놓고 인쇄소에 파일접수하는데 시간을 소비했다.
짜증과 분이 가시지 않았다.
밤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함에 후회와 반성이 밀려 왔다.
고수가 되려면 아직도 먼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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