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관 전화문의가 왔다.
나 : 여보세요.
학부형 : 대한검도죠?!
나 : 국선재 검도장입니다.
학부형 : 관비가 얼마에요?
나 : 월11만원입니다.
학부형 : 좀 비싸네요.. 의정부에 있는 대한검도하고는 다른건가요? 금액에서 좀 차이가 있네..거기서 있다 와서..
나 : 의정부에서 파는 부대찌게하고 서울에서 파는 부대찌게 가격이 항상 같을 수는 없겠죠?! (웃음)
학부형 : 그렇긴 하지만...둘이 다닐건데 좀 할인이 안될까요?
나 : 형제인가요?
학부형 : 아니요.. 우리 아이 친구가 태권도에 다니는데 함께 검도장에 보낼 생각이거든요.
나 : 가족의 경우는 가계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1인 월10만원을 받고 있습니다만, 말씀하신 경우는 해당이 되지 않는 사항입니다.
학부형 : 에이~ 그래도 같은 두사람 분이니, DC해줘도 되잖아요.
나 :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한 가정에 두자녀를 보낼 때 2배의 부담이 되는 관계로 할인을 해 드리는 것인데, 각 가정에서 한 자녀를 보내는 경우와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학부형 : 그래도 체육관 입장에서는..
나 : 규정된 관비를 놓고 시장에서 콩나물 가격 깍듯이 흥정을 하는 것은 아이의 교육에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부형 : 아!! 알겠습니다.. 그럼 도복하고 죽도는 그냥 주시는거죠?!
나 :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입관할 때 함께 구매를 하셔야 합니다. 이전에 검도를 가르치셨다면 기존의 장비를 그대로 갖고 사용토록 하면 됩니다.
학부형 : 아니?! 우리 아이 것은 그렇다쳐도 현재 멀쩡히 태권도장에 다니는 아이를 검도장에 같이 보내려고 하거든요?! 장비를 돈 주고 사라고 하면...???
원래 이런것들 다 주는거 아닌가요?!
나 : 아이들이 자신의 장비를 소중하게 다루도록 하려면 직접 구매를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정 이렇게 말씀하신다면..주변에 다른 곳을 알아 보시는 것이 더 좋을 듯 싶습니다.
학부형 : 융통성이나 유도리가 많이 부족하신 것 같네요.
나 : 아이들에게 똑같이 사랑을 주고 똑같이 관심을 갖고 교육을 하는데, 누구는 몇만원어치 사랑을 주고 또 누구는 몇천원짜리 관심을 주어야 하겠습니까?!
학부형 : 아니?! 그래도..
나: 뚝ㅡ
오늘 낮에 있었던 일이다.
참 어이가 없어서 그냥 내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이 아주머니는 교육의 내용이나 성과는 애시당초 관심이 없었다.
오로지 싸고 저렴하게 학원비를 흥정하는 모습이 오히려 애처롭게 보이기까지 했다.
사실.. 이것은 이 아주머니를 탓할 것이 아니라, 그동안 체육관들의 과도한 관원유치에서 비롯된 결과로서 이러한 행태가 당연하게 여기게 된 것이리라.
교육의 본질이나 정도는 사라지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조차 알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내가 만일 다른 일선 관장들처럼 도장 운영이 밥줄이라고 생각했다면.. 그 아주머니가 언급한 융통성이나 유도리를 발휘했을 것이다.
내가 그런 입장에서 다소 유연한 입장이란 것이 천만다행으로 생각한 오늘이다.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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