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룡의 용쟁호투(1973년 작)는 세계적인 영화제작사인 워너브라더스가 80만달러의 제작비로 900만달러를 벌어들여 10배의 수익을 남긴 흥행작이었습니다.
동양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향수에 더하여 007시리즈의 첩보물을 가미한 당시로서는 새로운 도전이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 영화로 동양의 무술이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이소룡은 동양인 배우로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소룡은 단순한 배우로서가 아닌 자신의 신념과 철학을 무술에 고스란히 담아내려는 노력을 영화라는 매체에 담는 작업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얻게 하였고, 이러한 그의 노력과 열정이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영화 도입부에 이소룡이 분한 "리"가 제자를 지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는 제자의 발차기에서 "Eomtional coontent"에 대한 언급을 하며 가르칩니다.
"감성" 이 내재 되어진 무술..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발차기가 아닌 감각적인 발차기를 요구한 이 스승의 가르침은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달을 향해 손가락을 치켜 세우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가락이 알려주는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만을 바라본다."
당장 눈앞의 것만 보다보니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마는 사람들의 무지를 경계하라고 어린제자를 훈육하며 수업을 마칩니다.
당장 시합에서 이기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바른자세를 잃어 버리는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검도의 나쁜 사례를 지적하는 것과도 같아서 제게는 무척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입니다.
검도가 시합의 승패에 매몰된 나머지 자세가 무너진 채 칼로만 휘둘러 맞추는 게임으로 전락시키고 마는 어리석음을 지적한 이 장면은...
검도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식의 습득과 생각하는 사고의 힘을 갖추기 위해 하는 공부가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렸다든가...
돈을 버는 것이 시간적인 여유와 가족의 행복을 위한 것이었는데, 정신없이 돈벌이에 매몰되어 정작 여유와 행복은 온데 간데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든지...
자녀의 장래를 위해 혼신을 다하여 아이를 챙겨주고 뒷바라지 하며 동분서주 하였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아이는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마마보이, 마마걸이 되어 버린채 세상의 조롱거리가 되어버리는 이러한 모든 상황들이...
눈앞에 처해진 상황만을 바라보는 좁은 시야에서 비롯된 것들입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Eomtional coontent , "감성이 있는" "감각적인"의 의미로써 "이성"과는 대비되는 것으로 생각보다는 느낌으로 대응하라는 뜻입니다.
참고로 감성의 사전적인 의미는 "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입니다.
아마도 이소룡이 창시한 무술인 절권도가 스피드를 중요하게 여기다보니 상대에 대한 반응의 속도는 "이성의 판단"보다 "감성이 갖는 느낌"이 더 빠르다는 것을 이야기 한 것이 아닌가 유추해 봅니다.
검도에서의 스피드 역시 일반인들의 육안으로는 도저히 승패를 판단하기 힘들 정도로 빠릅니다.
아무때건 휘둘러대는 하수들의 그것은 제외하고... 검도에서는 아무때나 칼을 던져 넣지 않습니다.
초수일 때는 상대의 헛점이 보일 경우 또는 그러한 헛점을 만들어서 쳐들어 가는 연습을 중점으로 합니다.
중수일 때는 예측을 통하여 상대보다 미리 움직여서 치거나, 내 의도대로 상대를 움직이게 하는 연습을 다룹니다.
고수일 때는 이소룡이 말한 이 감각을 연습함으로서 어떠한 상대의 공격에도 빠르게 반응하여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는 것이 수준별 검도연습의 단계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소룡이 말하는 이 동물적 감각은 끊임없는 반복연습의 산물이기도 할 겁니다.
잠을 자다가도 위험을 느끼게 되면 저절로 눈이 떠져 위험에 대비하는 경지의 "몽상검(夢想劍)"은 아마도 이 감각의 끝판왕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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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도장의 관원들에게 거리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머리치기를 연습하였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이 상대의 죽도를 쳐다보며 거리를 맞추고들 있습니다.
머리치기를 치려면 상대의 머리를 바라보며(실제로는 상대의 눈이지만...) 거리를 맞추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앞에 이야기 했던 영화 용쟁호투의 "달을 가르키는 손가락"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무엇이 정작 중요한지를.. 저도 다시금 생각해 보도록 했던 수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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