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고 이해를 구하거나 공감을 얻는 배움입니다.
불변의 법칙이나 항상 타당한 참된 이치를 "진리"라고 하는데, 진리는 자연과학에서나 통용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즉, 인문학은 인간 그 자체와 행위, 인간이 만든 질서나 관습, 문화, 사람간 관계 등을 연구하는 것인데, 이러한 것들에서 "항상 참인 진리"를 구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습니다.
예를 든다면, 공자의 유교사상과 노자의 무위사상은 인간의 도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 서로 상반된 견해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것을 어느 것이 옳고 그른지 명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자연과학에서는 불변의 법칙이나 이론들... 예를 들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중력이나 "속도는 힘에 비례하고 질량에 반비례한다"는 운동법칙은 진리라고 할 수 있지요.
모든 학문의 시작은 의문에서부터 시작되는데 ,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인문학에서는 "나는 누구인가?"로 질문을 던지는 반면에, 자연과학에서는 "나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방식에서도 그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자연과학에서는 대상을 물질로 보기 때문에... 나의 존재를 생물학의 관점에서는 "세포로 구성된 유기체"라고 정의하거나,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원자의 집합체"로 답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누구냐?"라는 물음의 대답은 누군가의 엄마나 아들일 수도 있고, 어떤 직업을 갖고 있다거나 가치관이 이러저러하다고 할 수도 있으며, 성격이나 삶의 의미에 대해 답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인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에서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참"이고 그렇지 않으면 "거짓"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인문학도 보편적인 공통된 가치가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를 다루는 인문학은 결국
"인간다운" "사람답게" 로 귀결되는 가치가 그것이지요.
누가 봐서도 인간답고 사람답게 보여진다면 인문학의 가치가 빛난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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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 즈음... 5단부터 8단까지의 중앙심사가 있는 시기입니다.
수많은 응시생들이 합격을 위해 열심히 기량을 갈고 닦으며 심사준비를 합니다만, "이렇게 하면 합격하고 저렇게 하면 불합격된다."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는 듯하여 몇자 적어봅니다.
가령 "연격을 한호흡에 끝마쳐야 한다." 라든가... 역시 연격에서 마지막 9번째 치고 물러날 때 일족일도의 거리까지만 물러나서 다시 머리를 치고 나아가야만 합격한다는 일종의 매뉴얼에 따른 인식인데요...
여기서 "한호흡"이란 타격의 흐름이 끊어지지 않는 일종의 비유적 표현인데,이것을 오인하여 진짜로 들이마시고 내쉬는 1회의 호흡으로 치려는 분들이 많이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이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뿐 아니라, 설사 숨을 참아가며 친다고 하더라도 급하게 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동작도 작아지고, 타력도 약할 수 밖에 없고, 자칫 균형도 무너지는 실수를 범할 위험도 크기 때문에 이렇게 연격을 하는 것은 좋은 심사결과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약간 느리더라도 크게 치며 균형을 유지하고 치는 연격이 한 호흡의 끊어짐 없는 모양새를 발휘하는데 더 효과적이지 싶습니다.
9번째 연격을 치고 물러날 때도 한걸음만 물러날지 두걸음 물러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머리치고 나아가기 직전에 일족일도의 거리에서 쳤는지가 본질인 건데요...
정작 핵심을 놓치고, 몇걸음 물러날지가 당락을 결정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인문학에서 참과 거짓을 논하는 것이 아니듯이, 검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인문학에서처럼 보편적인 공통가치가 존재하듯이 검도에서도 그 가치가 존재하며... 보통 기검체일치, 거리, 기세, 중심 등이 총체적으로 보여질 때, 합격의 영광을 누리게 되는 것이지요.
매뉴얼의 짜여진 법칙이 아닌... 모두가 공감하는 "검도다운" "검도답게"라는 이해가 합격의 당락을 결정한다는 사실을
심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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