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전기자동차 메이커인 테슬라가 지난 9월 30일에 있었던 「2022 AI Day」를 통해 선을 보인 휴머노이드 “옵티머스“를 공개했습니다.
대중들의 기대와는 달리 외형상으로 보이는 로봇의 디자인과 움직임에 대해 혹평을 넘어 각종 비아냥과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전 현대자동차에서 1조에 인수한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들은 계단을 오르거나, 뛰거나, 물구나무서기, 공중제비 등 상당한 고난이도의 움직임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주고 있는 것에 비해 테슬라의 로봇은 움직임도 엉성하고 심지어 연구진들의 도움을 받으며 입장하는 모습에서 비교할 수 조차 없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여기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이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스스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지능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즉, 보스톤 다이나믹스의 로봇들은 외관상으로는 멋지고 화려한 움직임으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지만, 이것은 단지 인간이 로봇에게 명령한 프로그램에 의한 움직임일 뿐... 로봇이 스스로 자신의 의지나 생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탑재한 테슬라의 옵티머스는 지금은 생후 얼마 안 된 신생아의 몸과 두뇌를 가진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첫 선을 보인 것이지요.
-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진화한다 -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통신의 발달이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는데,
이제는 눈에 보이는 물리체계를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이러한 움직임은 그 변화의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리라 쉽게 예상이 됩니다.
이것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 것인지, 아니면 인류에게 희망을 선사할 지는 결국 이것을 인간이 통제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관건이 될 텐데 말입니다.
세상이 효율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흐른다 해도, 우리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에 대한 답을 항상 갖고 있다면
그것이 인공지능이건 로봇이건 가상세계이든지간에 미래의 그 어떤 모습이 펼쳐진다 해도..
두렵지 않은 미래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인문학, 철학, 사회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진보다는 그림을, 영화보다는 연극을, 오토바이보다는 자전거를
우리가 선호하는 것은 세상이 효용과 효율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상은 일본의 산업로봇을 제작하는 업체인 야스가와(YASKAWA)에서 제작 판매중인 MOTOMAN-MH24 라는 로봇을 홍보하는 영상입니다.
일본의 거합술가(居合術家) 마치이 이사오(町井勲) 씨의 칼솜씨를 그대로 프로그램화 하여 로봇이 시연하는 내용을 컨셉으로 하여 제작하였으며,
사방참(四方斬り 시호키리)을 시작으로 가사베기(袈裟斬り 게사키리) , 올려베기(斬り上げ 키리아게) , 수평베기(水平斬り 스이헤키리) , 천번베기(千本斬り 센본키리) 등 다채로운 베기기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마지막 멘트에서 “단련된 기술로 세계를 움직이자.” 라는 문구로 기술력을 중시하는 업체의 의지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비록 1000번의 베기 과정에서 로봇은 정교하게 다다미를 베고 있지만, 거합술가의 베기 과정은 구슬땀을 흘리며 힘겹게 베어가는 모습에서 로봇과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효용을 따진다면 로봇이 월등한 성능으로 사람을 압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그저 정해진 프로그램에 의해 움직였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마치이 씨의 베기는 인간의 의지로 힘겹지만 극복해 내는 모습에서 그 가치가 더 빛을 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