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이 한 장의 차이를 끊임없이 겪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것과 저것의 차이는 확실히 구분이 되고는 있으나, 그 경계가 모호해서 일순간에 바뀌어 버리고는 합니다.
예를 몇가지 들자면...
부모가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갖고 양육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지나친 기대와 희망은 자칫 부모의 욕심으로 뒤바뀌어 버리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봅니다.
남녀간 서로 사랑하게 되어 만남을 이어가다가도 어떤 계기로 헤어지게 되었을 때... 상대방의 행복을 빌어주며 놓아주는 것이 그동안 사랑했던 이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인데,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상대에게 매달리는 사람들은 집착을 사랑으로 착각합니다.
동양사상에서는 근검과 절약은 사회적 미덕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지나친 근검 절약은 인색하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는 주변 사람들의 요구에 자신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며 꿋꿋하게 마스크착용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개인의 자유는 침해받을 수 없는 최고로 우선시 되어지는 가치이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개인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방종이라 할 수 있지요.
자신감이 충만한 나머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만심이 가득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으며,
위험하면 피해가는 것이 맞지만 , 정면승부 수를 던질 경우 ...
결과에 따라서는 용기와 만용의 경계를 오고가는 곡예를 펼치게 되기도 합니다.
가끔 뒤도 돌아보면서 쉬어가는 여유가 .. 그대로 퍼져 버리게 되는 방심으로 이어지는 것도 역시 종이 한 장의 차이입니다.
순간의 찰라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검도에서...
기선(機先)은 매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기선(機先)이란 상대방이 공격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먼저 이를 공격 또는 행동하여 주도적 위치에서 적을 제압하는 행동을 말합니다.
즉, 마음과 신체를 상대보다 먼저 우위에 있도록 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지요.
검도 수련 중에 이러한 기선(機先)의 속성을 잘못 이해하여
좀 더 빠르게 그리고 좀 더 먼저 라는 생각이 지나치면.. 조급함에 서두르는 경향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고 나아갈 때의 기회나 시점은 이 쪽이 먼저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 단지 빠르게 움직여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상대보다 우위를 점하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지만, 우위를 점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단지 빠르기와 속도만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기선과 조급함이라는 종이 한 장의 차이를 구분 할 줄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고수의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상대보다 “먼저”라는 것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서두름”으로 처신하게 되는 것은 .. 무릇 검도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