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서 벌어지는 소송은 진실과 공평이라는 법의 본질적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은 곧 정의다"라는 표현은 다소 순진함이 묻어날 정도가 되버린 것이 요즘의 현실입니다.
즉, 정의와 공정보다는 법리(法理)를 어떻게 적용하는가에 따른 문제로.. 얼만큼 논리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받아내는지에 따른 방법론적인 기술이 더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이지요.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인 상식에서 벗어난 판결로 인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경우를 가끔씩 접하고 있는 것입니다.
누가봐도 뇌물을 받은 것이 명백한데도 법리상 독립된 생계.. 즉 독립된 세대주인 아들에게 간 돈이라는 이유로 무죄로 판결이 난다든지...
직위를 이용한 불법적인 접대를 받은 것이 증거로 확인이 되었다 해도 공소시효가 만료가 되었다는 이유로 무죄로 확정판결을 받았다는 것 역시 많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와는 반대로 .. 버스기사가 단 800원을 횡령한 것을 두고 회사가 해고를 한 것은 정당하다라는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대다수 사람들은 상식과는 동떨어진 판결에 대해 큰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둘째로 하고.. 뭐 좋은 일이라고 기록을 남길 이유가 있겠냐며 삭제하는 것도 역시 그렇다쳐도.. 법의 지식을 동원하여 재심청구로 시간을 벌어 유리한 입장을 만들어 가는 모습에서 ...
진실, 정의, 공정, 상식 따위는 그저 한낱 멋들어진 포장에 가까운 미사여구일 뿐이지, 실제로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과도 같은 법조 현실에 그저 씁쓸할 따름입니다.
이렇듯 법정에서는 법리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판사님 앞에서 법의 논리로서 설득을 해 나가야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지, 그저 자신의 하소연이나 사정, 동정을 자아내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간혹 판사님이 사정의 딱함을 이해하고자 조정을 통해 서로간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합니다만..
이마저도 원고든 피고든 확실한 자신의 법리를 주장하고 내세운다면 판사님도 어쩔 수 없이 법리에 따른 판결을 내릴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처럼 "법의 원리" 즉, 법리를 이해하고 있는 당사자는 소송이라는 진검 승부에 있어서 매우 유리한 입장을 전개해 나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법리가 법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처럼..
검리(劍理)는 검도에서 역시 중요한 요소로써 작용합니다.
법리가 법의 원리라고 하듯이, 검리는 검의 원리.. 즉, 칼을 다루는 원리를 말합니다.
"집단 베기" 또는 "다다미 베기" 때에 검의 원리를 제대로 이해를 못하게 되면 칼이 박히거나 칼날이 훼손되기도 합니다.
설사 베어졌다고 해도 이제 막 잠에서 일어나 헝클어진 머리모양새 같은 집단뭉치를 보게 된다거나, 나이키 문양의 다다미를 보게 되기도 할 겁니다.
베기에서의 검리는 "칼의 온전한 방향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에 있습니다.
마땅히 칼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그저 내 몸을 맡기면 될 것을...
좀 더 멋지게 치고픈 마음,
좀 더 빠르게 치고픈 마음,
좀 더 힘있게 베고픈 마음
... 때문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감으로써 칼이 가고자 하는 길(궤적)이 틀어지게 되어 결국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욕심이 만들어 낸 실패의 전형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런지요?!
상대와 승부를 겨룰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검의이법을 이해하고 상대와 마주했을 때.. 베기와는 또다른 자신의 욕심과 마주하게 됩니다.
상대에게 맞지 않으려는 마음,
상대를 쓰러뜨려야 한다는 마음,
멋지게 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
지고 싶지 않으려는 마음
... 때문에 자세가 무너지거나 헛점이 생기는 모양새가 되어 결국 상대에게 득점을 허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하여.. 검도가 왜 마음의 수련이라고 하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법리, 검리 ... 그리고 순리(順理).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어쩌면 마땅히 세상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정답이지 싶습니다.
욕심이 배제된.. 순리에 어긋남이 없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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