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에서의 죽도는 소모품이다.
연습에 사용하면서 언젠가는 쪼개지거나 부러지는 운명을 갖고 있다.
우리 도장에서는 검도장 아이들이 죽도를 사용하면서 부러지거나 가시가 생기면 조금 더 사용할 수 있도록 직접 수선을 해 주고 있다.
다른 검도장에서는 아이들의 안전을 우선 하여 죽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교체 할 것을 아이 부모에게 요청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요청이 아이들 부모에게 죽도를 강매하는 것으로 오해를 받는데 있다.
왜냐하면 죽도를 교체할 것을 요청한다는 것은 관장으로부터 직접 구입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잦은 죽도교체는 관장이 죽도를 판매하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해를 받기 싫기 때문에 나의 경우는 아이가 사용하다 문제가 발생한 죽도를 수선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부모들의 경제적인 부담도 고려한다는 생각도 한 몫을 했고..
그런데, 만일 이렇게 죽도를 수선해서 사용하는 도중에 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한 일이 발생해서는 안되겠지만, 사고는 안일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심할 경우 사고에 대한 책임까지 뒤집어 쓸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갖고 오늘 검도장 아이들과 토론을 벌였다.
안전이 우선해야 하기 때문에 금전적 부담은 어쩔 수 없다는 주장과 수리를 하여 충분히 사용할 수 것을 바로바로 교체하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으로 나뉘어 졌다.
9 세, 10 세 전후의 아이들의 논의는 매우 진지했다.
"안전"인가 "효율"인가 에 대한 논의의 결과는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지만, 나로서도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무엇을 선택해도 지탄을 받는 "정치가들" 뿐 아니라, 우리들 역시도 이러한 문제에 자유로울 수가 없기에 쉽게 속단하거나 단정하는 것은 주의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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