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신년이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뭔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검도 역시 마찬가지로.. 검도를 배우려는 사람들의 문의와 입관이 들어옵니다.
검도를 통하여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저에게 신선하게 다가오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담 후에 바로 입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인연"의 의미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전에 고등학교 1학년 여자아이가 하루동안 저에게 배우고 그 다음날.. 교습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른 검도장을 알아 보겠다고 저에게 통보를 하였습니다.
이 여학생은 검도 초단으로 다른 지역에서 몇년간 검도를 했던 아이였는데, 운동모습을 지켜 보면서 잘못된 부분에 대해 설명해 준 것이 부담을 갖게 된 것 같았습니다.
즉, 기본 후리기에서.. 뒷발(왼발)에 죽도의 타격시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앞발(오른발)에 맞추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개념 없이 지도하는 사범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검도를 배우는 많은 사람들이 잘못 배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앞발에 열심히 죽도를 맞추어 왔던 아이 입장에서는 제 말에 신뢰를 하지 못했겠지요..
아쉽지만 그 여학생과 저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번은... 수업중에 갑자기 검도장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있었습니다.
수업이 우선이기 때문에 잠시 응접실에서 기다리시고 수업이 끝난 후에 상담하겠다고 했더니 언짢은 표정을 하고 그냥 가버렸습니다.
본인은 고객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다리라고 한 것이 기분이 나빴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전에 아무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 왔다면 그 정도의 기다림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든간에 수업중에는 수업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과도 역시 저와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의 범망경에서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최고의 인연으로 다루는데, 전생에 1만겁의 세월이 흐른 기다림에서 이루어지는 인연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1겁은 잠자리가 큰 바위를 스쳐지나는 동안 잠자리의 날개짓에 바위가 닳아 없어질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검도장에서 사람들과의 만남.. 특히 아이들과의 만남은 저에게는 특별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이러한 인연을 맺을 수 있게 된 것에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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