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전문가의 입지가 좁아지는 요즘...
법률이나 세무 관련해서 과거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인터넷 몇군데만 뒤져보면 어지간한 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거나..
음식의 레시피가 공개되어 역시 스스로 요리사가 되기도 하고..
집안에 수리할 부분이나 간단한 목공 작업 또한 셀프가 가능하니 공사업자나 목수의 도움이 필요 없는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여 간단한 그래픽 작업으로 영상이나 인쇄물도 직접 만들 수 있고..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전문서적도 찾아 볼 수 있을 뿐만아니라..
외국인과의 소통이나 번역도 휴대폰으로 간단히 할 수 있으니 다년간 외국어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듭니다.
심지어 AI가 의료진찰을 하고 있으니,
의대6년+인턴1년+래지던트3년+펠로우2년의 세월을 학업에 올인하는 의대생들이 무색해질 정도이지요.
이렇듯 단순 노동자 뿐 아니라 전문 직종의 종사자들마저 앞으로는 그 역할들이 점차 축소되어가고 있는 것은 필연적으로 사회문제가 될 것이 확실합니다.
또한, 이러한 정보의 공유화는 긍정효과도 크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연장자의 경험과 연륜의 가치를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세상의 모든 지식이 작은 스마트폰에 집약되어 있는 마당에, 굳이 나이 많은 연장자나 노인에게서 그 해답을 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소비 마케팅이 생산가능지수가 높은 젊은이들의 경제력,구매력에 초점을 맞추어 사회적 스팟라이트가 젊은이들에게만 쏠리는 현상이 가중되어 노인들은 그저 뒷방 노인네로 전락해 가는 모습을 조장하는 것도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의 가치가 퇴색되어 "틀딱" "꼰대"로 취급 당하는 현상이 벌어지며 세대간의 갈등마저 우려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울러 연장자들이나 노인들의 품격없는 몰지각한 모습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자초한 부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해가 바뀌며 1살을 더 먹는 것이 서럽게 느껴지는 것은 퇴물로 취급되는 사회현상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그저 체념하듯 주저앉는 것보다는,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것으로서 지식보다는 지혜로 채워가는 것에 그 해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보의 공유화로 모두가 똑똑해지는 지금.. 지식은 정보에서 얻을 수 있지만, 연륜과 경험에서 얻은 지혜는 정보에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혜는 원숙하고 중후한 멋으로서 다가와 젊은이들이 갖추지 못하는 그들만의 특권이기도 합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의미는 경험과 연륜으로 채워진 과정인 것이지요.
해가 지나고 나이를 먹는것이 초조함과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보다는.. 연륜의 벽돌을 한 줄 더 쌓아 올려가는 희열로 느낄 수 있도록 자신을 가꾸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릴적 또래 아이들이 태권도를 배우러 갈때, 저는 고등학교 2학년때까지 유도를 했었습니다.
우연히 노인이 호구를 착용하고 젊은이와 죽도로 맞서는 장면을 보게 되었는데..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젊은이의 머리를 뻥뻥 치고 나가는 모습에 그만 넑을 잃고 매료되었습니다.
유도장에서는 제일 나이 많은 분이 40대 중반의 아저씨였었는데, 검도장에서는 나이와 상관없이 할아버지도 함께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때의 감명으로 저는 고3때 검도로 인생 취미를 바꾸어 버렸고, 지금은 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유도는 상대의 힘을 이용하여 던져 버리는 멋진 운동이긴 하지만, 나약하고 힘도 없다고 생각했던 노인이 보여준 그 뭔가가 제게는 더 멋지게 다가 오더군요.
저 역시도 세월이 흘러 언젠가는 노년을 맞이할 때 즈음에 ..
저를 보고 감명을 느끼는 그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죽도의 칼끝에서 묵직한 연륜의 날카로움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에서 제가 감동을 받았던 그것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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