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장 홍보물을 제작 판매하는 업무로써, 전단지를 제작하여 도장에 납품을 하던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거래처 도장 관장님이 전단지 제작을 의뢰하면 디자인과 문구를 만들어 시안을 보내드리고, 이러 저러한 수정사항을 작업하고 최종 인쇄작업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홍보문구 중에 "3개월 등록시 죽도 도복 무료 증정" 이라든지, "6개월 등록시 1개월 추가 연장가능" 또는 "3인 가족동반 등록시 1인 무료" 등의 현란한 문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구로 도배가 되어 버리면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도장이라는 곳이 자칫 "흥정을 하는 시장"으로 인식되어 결국 도장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거라는 우려로 관장님께 조언을 드리고는 있습니다만...
그럴때마다 관장님들은 도장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운영이라는 현실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소비자 즉.. 운동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의 수준과 바램에 맞추는 것이 홍보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상을 추구할 자신이 있기에, 제가 운영하는 도장은 이와는 달리 운영하고 있지만...
이상과 현실에서 현실을 선택했다면,
홍보와 영업이라는 관점에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일선 관장님들의 이러한 답변은 정답입니다.
설령 소비자들의 수준이 저급하고 낮다해도 그것에 맞추는 것이 맞습니다.
미국의 전설적인 유통회사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고객은 항상 옳다. 설사 그들이 틀렸다 하더라도..." 라고 그의 저서에 남겼는데, 이 말은 지금까지도 소비자의 바램과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라는 해석을 뒷받침해 주는 명언입니다.
이처럼 홍보와 마케팅은 철저히 고객에게 맞추어야 하듯이.. 지식의 전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식을 사람들에게 팔고 있는 교육사업과 같은 고부가가치 사업은.. 우선 지식에 대한 이해의 정도에 따라 아래와 같이 규정할 수 있습니다.
1.어디선가 얼핏 들어 본 적 있는 경우
2.학습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설명까지는 못하는 경우
3.전문지식으로 잘 알고 있고 이에 대해 설명까지 할 수 있지만, 단방향.. 즉 상대방의 지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기중심적으로 설명만 할 줄 아는 경우
4.자신의 전문지식을 상대방의 수준에 맞추어 설명을 할 수 있는 경우.
그렇습니다. 4번 유형이 진정한 전문가입니다.
즉, 지식을 전달할 줄 아는 전문가는 같은 지식이라고 해도 초등생에게는 초등생이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지식을 전달 할 줄 알아야 하고, 일반 성인에게는 그에 맞는 수준의 설명으로 이해를 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이는 지식의 특성상 학력이나 지적수준, 성별, 나이, 체력... 심지어 성격이나 성향까지도 파악하여 그에 맞는 이해도에 따른 전달력을 갖추게 되었을 때 훌륭한 지식 전문가로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을 전달하는 전문가로서
검도지도자의 역량을 따져 보았을 때..
대개 3번째 유형에서만 그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 일선 도장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본인의 지식을 상대방에게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전문가 즉, 4번유형으로 진척 될 수 있어야 되는 건데 말입니다.
일선 관장님이나 사범님들이 이러한 지도력에서 좀 더 세심한 연구와 학습이 필요함이 필요하다고 느낀 이유는 얼마전 겪은 일 때문입니다.
서울에서 있었을 때 다른 도장에서 검도를 했었던 분이 국선재에 와서 지도를 받고 배움에서 신세계(?)가 열린 경험을 제게 말씀한 적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다녔던 도장 관장님은 항상 "이렇게" 만 말씀하시고 시범 몇번 보여주시는 것으로 설명이 끝나더라는 겁니다.
이후 관장님이 했던 것을 따라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체크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관장님이 한 것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되지 않은 채로 그렇게 연습했던 것이 그동안의 본인이 배워왔던 검도수련 체계였다는군요.
그러니 내가 잘하는건지.. 못하는건지 확인도 되지 않은채 , 영문도 모르고 따라만 하다가 결국 자신만의 잘못된 검도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생기는 겁니다.
유일한 검증은 시합에 나가 상대를 이기고 지는 것으로 검증하려다 보니, 정작 중요한 무언가를 계속 놓치고 마는 것입니다.
나주로 내려와서도 이러한 문제로 기존 도장에서 수련했던 분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도 기존 도장의 관장님이 매번 "이렇게" 만 말씀하시고 시범 한두번 보여주시는 것으로 설명이 끝나더라는 이야기에서.. 대부분의 도장에서 지도를 그런식으로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도장처럼 인원이 한 타임에 기껏해봐야 4~6명 정도라면 모를까 10명~20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받는 경우에서는 어쩔 수 없는 지도의 한계가 아닐까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배우는 사람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함께 고민하고 지켜보는 것은..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키워가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현실은 이러한 마인드로 지도하는 지도자가 극히 드물다는데 있습니다.
배우는 사람의 수준의 차이도 연령도 성별도 고려되지 않는 일방적인 가르침은 결코 진정한 전문가의 자세가 아닙니다.
이는 무엇을 배우던지 입문자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말씀도 함께 드리고 싶습니다.
한 번 잘못 배운 것을 다시 제대로 하려 한다면, 그 노력과 수고는 2배로 힘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처음 입문의 첫 단추가 중요한 것이고, 그것은 어떠한 지식을 습득하고 배움에 있어서 매우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가 되는 것입니다.
얼마전 펜싱 국가대표였던 지도자가 보여 준 일련의 사건들은 펜싱 기술을 통해 선수 육성이라는 차원이라면 모를까.. 그 외에 배움이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저만의 생각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설사 선수육성에 목적을 두었다 한들.. 본인의 유명세로 간판과 홍보로 클럽을 알렸지만, 실상은 본인이 직접 지도를 하기 보다 자신의 후배들이 지도했었다는 것도 놀라웠고, 수업료도 150만원~ 200만원 월단위로 받아왔다는 것에 두번 놀랐습니다.
과거 검도 역시 지금의 펜싱처럼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대두했었던 시절이 있었기에 잠시 언급하게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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