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공격부위를 치는 것과 동시에 해당 공격에 대한 명칭을 기합으로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머리"라는 타겟을 치는 것과 동시에 "머리"라고 외치며
상대의 머리를 치는 것이지요.
기합과 검과 몸이 하나로 만들어 치는 기검체 일치를 표방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같은 머리치기임에도 일본에서는 "멘(面)"이라는 기합으로 상대의 머리를 칩니다.
일본어로 "멘"은 "얼굴의 윤곽" 또는 "안면"이라는 뜻으로 두(머리頭 아타마) 나
수(머리首 쿠비)라고 기합을 넣지 않습니다.
상대를 정면으로 내리칠 때 .. 얼굴 전체를 벤다라는 개념이 그대로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고 하는 것인데요 ,
엄밀히 따져서 본래의 멘우치(面打ち)
즉.. 얼굴치기라는 것은 칼끝으로 상대의 미간(눈과 눈사이)을 노리고 쳐 온 것이 진검보다 긴 죽도를 이용함으로 상대의 안면이 아닌 두정부(정수리)를 치는 것으로 변천했다는 것이 일본에서는 머리치기를 "멘"으로 기합을 넣는 이유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검도의 머리치기(멘우치)의 본질로 인해 한국에서의 머리치기와 일본에서의 머리치기는 타격하는 강도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일본의 얼굴치기는 안면의 미간이나 심지어 턱까지가 최종점인 반면.. 한국에서의 머리치기는 얼굴이 아닌 머리, 즉 두정부(頭頂部 정수리)가 최종점이다 보니 타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수년전부터 지도자강습회 등에서 이러한 머리치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턱까지 벤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머리에서 안면까지 쳐 들어가는 본질이 숨겨져 있고.. 그 본질을 "얼굴"이라는 기합으로 표현하고.. 결국 타격지점이 머리에서 미간이나 턱까지 더 깊어져 궁극적으로는 타력이 강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 검도가 처음 태동할 당시에 머리치기가 아닌 얼굴치기로 명칭을 했다고 한다면... 좀 더 강한 머리치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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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의도한 본질을 잘못 이해하여 그 깊이나 무게에 있어서 왜곡된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검도의 머리치기 뿐 아니라 , 가정교육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권위적인 아버지의 모습보다는 친근한 아버지로 다가가기 위해 아이들에게 격없이 대하는 교육이 ... 예의를 모르는 버릇없는 아이들을 양산해 내었고,
아이가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한없이 사랑한다는 마음으로 부모가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었지만 ... 정작 아이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어 버리는 것도 그렇습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한다는 이유로 부모가 아이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 또한 아이의 행복을 빙자한 부모의 욕망을 채우려는.. 본질이 왜곡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지요.
아이는 곧 부모 자신이라는 등식이 모든 불행의 시작이라 생각되는 이유는..
아마도 아이가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착각에서 기인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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