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 仙 斷 想


처음처럼 22.07.02 15:08
국선재사범 HIT 26
「 처음처럼 」
.
소주광고 카피로 유명해진 문구로 ...
.
"초심(初心)" 에 대한 순수 우리말이기도 합니다.
.
어떤 것을 처음 대할 때의 첫 마음가짐은.. 순수함과 열정으로 가득차거나, 뭔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는 설레임일 수도 있습니다.
.
또는 새로운 것을 마주함으로써 다소 떨리는 긴장감은 덤이기도 할 겁니다.
.
그리고 시간이 어느덧 지나는 가운데..
.
처음의 그 마음가짐은 조금씩 변화를 거치며 점점 잊혀지거나, 또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 니체는 인간은 망각하기 때문에 고통과 슬픈 기억을 잊을 수 있고, 그로 인하여 현재에 이르러 행복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결이 다른 내용이긴 하지만.. 인간의 망각은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는 본능에 그 기반을 두기 때문에, 처음의 마음가짐 따위는 당연히 잊혀질 수 밖에 없다고도 보여집니다.
.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행복을 위해 남녀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그 결실로 결혼을 하여 함께 하지만, 반드시 행복한 삶으로 지속되지만은 않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
처음의 마음으로 상대를 대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에 대한 기대와 바램이 생기게 되고, 이에 만족스럽지 못하게 되면 불만이 쌓이게 되어 갈등으로 변모하는 관계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
망각이 행복의 열쇠인지, 불행의 씨앗인지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는 없지만,
.
처음과 같은 마음을 한결같이 유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
그러나 어렵긴 하지만..
.
그렇다고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누군가 끊임없이 지켜봐 주고, 아낌없는 조언과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그러한 존재가 있다면 말이지요.
.
이러한 존재를 우리는 「멘토」 라고 지칭합니다.
.
처음의 순간을 함께 해 주었던 존재..
.
그리고 그 순간을 기억해 주는 존재가 내게 있다는 것은,  항상 자신의 첫 마음가짐을 잊지 않게 해주게 됩니다.
.
.
.
제가 처음 죽도를 잡았었던 때를 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
제 인생의 중심에 있는 검도를..  처음 접했을 때의 마음가짐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
아마도 제게는 진정한 스승이 없었기 때문이었지 싶습니다.
.
.
비록 저는 멘토가 되는 스승이 없는 불운한 사범이지만..
.
도장에서 저와 검도로 인연을 맺은 모든 분들에게, 그 처음의 마음가짐을 항상 기억할 수 있도록..
.
.
멘토로서 제 역할을 하려는 이유이기도 할 것입니다.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