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퐁스도테의 "마직막 수업" 이라는 소설이 있다.
프랑스 영토인 알자스.로렌 지방이 프로이센(독일)에 점령당하는 시점을 마을의 작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내용이다.
더 이상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공부하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평소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통해 다시금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정체성을 생각해 보게 하는 단편소설이다.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을 우리는 한번쯤 기억하고 있다.
오늘..
도장에서의 그 마지막 수업을 했다.
며칠 전에 도장운영을 11월 30일까지 한다고 아이들에게 통보를 했을 때..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녀석도 있었다.
10년간 같은 자리에서 지도자로서 선생님으로서 항상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을 사범님이 도장 문을 닫게 된다는 말에 ..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이는 녀석들이 지금도 눈에 걸린다.
소설 " 마지막 수업" 에서의 주인공인 프란츠라는 소년은
그동안 프랑스어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 한 것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후회로 일관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힘든 훈련을 견디며 꾸준히 도장에 나와 열심히 검도를 배워 왔던 것은 분명 소설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소설 속의 주인공인 프란츠가 느끼는 마지막 수업에 대한 아쉬움은
우리 아이들도 똑같이 느끼고 있음에는 틀림없다.
도장의 문을 닫게 됨으로 가장 걱정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검도를 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권리금 없이 도장을 내 놓았던 것도 아이들이 같은 곳에서 꾸준히 검도를 했으면 하기 때문이었다.
마침 경기도에 있는 모 사범이 인수 의사를 밝혀 와서 참 다행으로 생각했으나..
건물주인으로부터 더 이상 검도장으로는 임대를 하지 않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을 들먹이기도 전에 이미 월세가 몇번 밀린 상황이기에 이건 무조건 건물주의 압승이다 ㅡㅡ;;
단지 내가 건물주에게 사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
아이들이 승단심사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2~3달 말미를 달라는 정도에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11월 30일 이었고 심사는 12월 5일 이다.
결국 인근 도장에 아이들이 검도를 계속 할 수 있도록 추천해 주는 것으로
내 소임을 다할 수 밖에 없었고
마침내 인근 도장에서 초청을 통해 우리 아이들과 그쪽 도장 아이들의 합동연무 형식을 빌어 함께 운동을 했다.
이는 자연스러운 입관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긴 했지만, 결국 선택은 녀석들의 몫이다.
인근 도장에서의 합동연무를 마치고 도장에서의 마지막 수업을 진행했다.
" 지금까지 너희들을 가르쳐왔던 것처럼 어디선가 제2의 민찬이, 제3의 성빈이, 제4의 준이를 지도하고 있을테니,너희들도 지금처럼 열심히 검도에 정진하고 후에 지금보다 더욱 크게 성장한 모습으로 사범님을 찾아 올 수 있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그동안 내게 배웠던 것에 대한 감사와 긍지에 대한 대답을 녀석들은 이미 눈빛으로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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